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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Movie

[영화 리뷰] 패러다이스 - 수명과 젊음을 사고 파는 시대가 왔다

by 리뷰쓰는뇨자 2023. 8. 28.

영화의 주요 정보

제목: 패러다이스 / Paradise

감독: 보리스 쿤츠 

개봉일: 2023. 07. 27

국가: 독일 / 118분

시청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독일 영화 패러다이스 수명을 사고파는 시대
독일 영화 패러다이스

 


 

패러다이스의 줄거리

 

'인간이 나이와 죽음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 지배하는 세상이 왔다'

 

 

주인공 막스 토마는 '에온'이라는 생명공학 회사에서 공여자 스카우터로 일하고 있으며, '수명 기부 책임자'로서 올해의 직원상까지 받은 능력 있는 직원이다. 에온은 '에온 시간 기증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의 수명을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진 것이라곤 젊은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수명을 사서 수명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건네주는 역할을 하는 회사이다.

 

 

과거 막스도 대학등록금을 위해 5년이라는 수명을 에온에게 판매했고, 그 돈으로 대학도 졸업하고 좋은 직장도 가지게 된다.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도 하고 좋은 집에서 이제 잘 살려고 대출까지 받았기에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거액의 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었다.  이제 앞에 호숫가가 있는 집을 사기 위해 빌렸던 거액의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이리저리 뛰며 열심히 살고 있다. 

 

 

수명을 사고파는 회사에 일하고 있는 막스 토마
주인공 막스 토마

 

병원 의사이며 이제 막스와 아기를 가지고 행복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던 엘레나는 이유도 모르는 일련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집에 화재가 나 막대한 빚을 지게 된다(250만 유로).  때문에 은행에서 추가적으로 걸어두었던 담보였던 수명 38년 기부를 엘레나에게 강제집행 하게 되자 경찰은 엘레나가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에 그녀를 잡아가게 되고 엘레나는 수명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막스는 회사의 대표인 조피 타이센을 찾아가 이번 일을 도와달라 하지만, 서류를 보내달라고 하고서는 단 한 번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그동안 회사에 그토록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것이 없어 절망하는 막스가 그렇게 회사와 타협을 하려 노력하는 사이 아내 엘레나는 수명을 빼앗기는 시술을 강제 집행 당하게 된다. 한편, 엘레나의 수명이 빼앗기는 순간을 지켜보는 에온의 회장 조피 타이센. 그렇게 엘레나는 강제로 38년의 인생을 빼앗겨 버린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빨리 늙어버려 어느새 70대의 몸을 가지고 있게 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막스와 헤어지려고 하지만 막스의 강경한 태도와 사랑표현에 마음을 다 잡아본다. 하지만 엘레나는 그러한 남편의 사랑에도 남편의 젊음과 비교하고 거울에 비치는 늙은 자신의 모습을 절망한다.  

 

 

막스는 늙어버린 엘레나에게 희망을 주지만 엘레나는 거부한다.
막스와 늙어버린 엘레나

 

 

엘레나가 수명을 빼앗길 동안 구경하던 조피 타이센은 에온의 대표로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로 수명을 기부받고 다른 대상들에게 수명을 넣어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수명이 느는 것이 아닌 젊은 시절로 돌려주는 기술을 가진 에온은 항상 상류층의 문의가 들어온다.  마치 수혈하듯이 수명도 서로의 적합 판정이 나야 가능하기에 아무에게나 수명을 늘려줄 수도, 수명을 받을 수도 없다. 그러기에 그녀 역시 수명을 받아본 적 없지만, 이번에는 어쩐 일인지 조피에게도 적합 판정이 나와 그녀는 다시 젊어진다. 조피 타이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아내를 되돌리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남편 막스는 회장 조피 타이센을 찾다가 우연히 젊어진 조피를 보게 된다. 설마 했지만 아내의 젊음이 조피로 간 것을 확인한 막스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명 연장을 해주는 단체에 의뢰를 맡기더라도 아내의 인생을 되돌려 놓기로 마음을 먹고 조피를 납치할 계획을 세운다. 막스는 당시 에온의 활동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테러조직인 '아담' (에온을 방해하고 수명 연장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밤에 온 테러집단)를 이용해 그들 조직이 조피를 납치한 것처럼 꾸민다. 추격전 끝에 조피를 뒤쫓아 납치에 성공한 막스는 처음에는 반대를 표하던 엘레나를 설득시켜 국경 근처로 넘어가 불법 시술을 받게 만들도록 한다. 

 

 

엘레나의 수명 38년 강제집행을 보는 조피 타이센
엘레나의 강제집행을 보는 조피 타이센

 

 

세 사람은 휴식을 위해 산속의 버려진 호텔에 쉬게 되는데 이때 감금시켜 놓았던 마리가 도망치는 바람에 부부의 추격전이 다시 시작된다. 추격전 끝에 마리는 붙잡혔고 엘레나는 감시로 마리의 목욕하는 장면을 보는데 이때 마리의 몸에 흉터가 없는 것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납치된 사람은 엘레나가 예상한 대로 조피가 아닌 조피의 숨겨진 딸인 마리였던 것. 

 

 

마리는 사람이 어떻게 수명을 사고팔고 할 수 있냐면서 본인도 어머니의 활동에 반대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막스는 아직도 납치한 사람이 조피이며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엘레나는 아무 죄도 없는 마리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는 없다며 막스에게 풀어주자고 계속 이야기한다. 

 

 

한편, 부부가 호텔에서 자고 있는 동안 침입한 아담 테러집단은 그들을 붙잡아 가면서 엘레나에게 마리를 죽이라고 총을 준다. 엘레나는 옳지 못한 일이라며 총을 떨어트리고는 마리를 죽이지 못한다.  이때 아담의 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무기를 주면 죽이는 걸 머뭇거리지만,
누간가 하얀 가운을 입고 권하면 주저 없이 결정하죠


 

아담 테러집단의 대장은 계속해서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고 계속해서 살려달라는 마리에게 어머니인 조피가 그런 행동을 하는 동안, 뭘 했냐며 다그친다. 마리가 엄마의 활동을 반대한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리 역시 말만 할 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이고 사실은 어느 정도는 수용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 와중에 조피와 팀원들이 막스와 아담 조직단체가 있는 장소로 찾아오고 결국 총격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아담의 대장은 죽고 만다. 총격전 사이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막스와 멜레나는 마리를 끌고 나간다. 이제 엘레나는 마리를 데리고 불법의사에게 시술만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수명을 빼앗겨 버리는 위기에 처한 엘레나
시술을 받는 엘레나

 

 

막스는 싸우는 총격전 속에서 진짜 조피의 시체를 보게 되고, 그제야 자신이 납치했던 아이가 마리인걸 알게 되자 갑자기 엘레나에게 이 아이를 시술시킨다면 우리도 그들과 같아진다며 돌려보내자고 말하지만, 엘레나는 단호하게 마리를 이용해 시술을 받겠다고 한다. 갑자기 태도가 바뀐 엘레나는 사실 좀 전에 마리와 대치중이었는데, 마리가 엘레나를 향해 총을 겨누어 쏘는 사건이 일어난다. 물론 실제 총알이 없어 방아쇠를 당겨도 죽일 수 없었지만 이 사건 이후로 엘레나는 마리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녀의 수명을 뺏기로 결심한다. (약간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와 같은 느낌이었다)

 

 

서로 의견이 극명하게 갈라진 막스와 엘레나는 차에서 결국 다투게 되고 엘레나는 막스 보고 차에서 내리라고 한 뒤 혼자 약속된 불법 시술 장소로 찾아간다. 이후 강제로 시술장소에 끌려가게 된 마리와 수술을 받고 나오는 엘레나 었다.

이후 화면이 전환되면서 마리는 점점 나이가 들고 늙은 자신의 모습을 보며 우는 마리에게 엄마 조피 (총 맞을 때 방탄조끼 입고 있어 살아났다)는 그녀에게 그녀와 DNA가 맞는 수혜자를 찾아주겠다는 말만 할 뿐, 자신의 수명 1년도 내어주지 않는다.

 

 

엘레나는 막스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와 만나며 임신을 하게 되는데 행복하게 해변가에서 키스를 하며 그녀가 빼앗은 젊음을 즐기고 있다.  막스는 그런 엘레나를 저 멀리에서 쳐다보다가 다른 차에 올라타는데, 바로 아담 테러집단의 차였고 막스는 엘레나를 더 이상 사랑스러운 연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 불길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진실은 무엇일까

 

수명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 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가능한 설정이다. 영화 속 에온의 대표인 조피 타이센은 자신과 유일하게 유전자가 맞는 엘레나의 수명을 구하기 위해 회사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인 막스 토마를 공여자 스카우터로 붙여놨는데 예상치 못하게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면서 조피의 계획은 틀어지고 만다. 

 

 

이에 조피는 엘레나의 욕심을 이용해 그녀가 고급 아파트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은행을 통해 거액의 대출을 받게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수명까지 담보로 해야만 대출이 가능하도록 설계한다. (엘레나는 그 아파트를 너무 가지고 싶어 한 나머지 두 사람의 능력치에 과분한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남편 막스에게도 비밀로 한 채 수명을 담보로 계약한다)

 

 

그리고 막스가  엘레나 대신 수명을 팔 수 없도록 그와 유전자가 일치하는 유일한 사람을 사고사로 위장시켜 죽여버림으로써 무조건 엘레나가 수명을 빼앗길 수밖에 없게 설계해 버리는 조피 타이센이었다. 그러고는 그녀의 아파트에 몰래 방화를 하고 보험사에 마치 엘레나의 실수인 것처럼 만들어 엘레나에게 거액의 빚을 지게 만든다. 이로서 조피 타이센은 계획대로 엘레나의 38년의 수명을 빼앗아오는 데 성공한다. 

 

(막스가 조피에게 도와달라며 첫 번째 찾아갈 때 조피의 옅은 미소가 입가에 어려있는 걸 볼 수 있다...)

 

 

이후 막스는 아담 테러집단에 들어가 표시가 있는 마스크를 쓰고 활동한다.
패러다이스- 아담의 표시가 새겨진 마스크

 

패러다이스를 마치며...

 

패러다이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새롭게 구성되어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라와져 있는 독일 SF스릴러 장르의 영화이다. 영화의 주소재는 수명과 시간으로, 수명을 사고팔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전된 가까운 미래가 배경이 된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사람의 수명을 마음대로 바꿀 구 있는 생명공학 회사에 다니던 남자가 막대한 채무로 아내의 수명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되고 그제야 회사의 이면을 보게 되는 내용의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주인공들이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인간의 모습을 흥미롭게 담아낸 영화로 생각된다. 젊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심과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모든 방법을 마다 하지 않는 범죄를 영화 속에서 공공연하게 볼 수 있겠다. 더불어 가진 것을 사고팔아 그들도 원하는 것을 얻는 은근 서로 윈윈 한다는 좋은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수명을 거래함으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무너질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에온을 통해 정식적으로 시술하는 곳도 있지만, 모든 사회가 그러하듯 불법적인 시술 또한 가능하게 되고 넘처나게 되면서 난민촌 부모들은 그들 아이들의 젊음을 빼앗아 난민촌을 벗어나려는 부모들로 넘쳐났고 가난한 사람들은 젊음을 빼앗기며 인간의 존엄성조차 존중받지 못한 채 부자들의 젊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린다. 

 

 

또 하나의 딜레마는 조피와 마리 사이에도 있다. 엘레나의 수명을 가로챈 조피지만 마지막 장면처럼 벌 받은 사람은 조피가 아닌 그녀의 딸 마리이다. 마리는 정말 영화에서만큼은 아무런 죄가 없는 인물이다. (죄가 있다면 엄마인 조피가 그런 수명을 사고파는 회사를 운영해도 가만히 지켜본 방관죄..?) 그런 마리에게 조피는 눈앞의 일이 너무 바쁘다며 곧 수혜자를 찾아줄 것이라고만 하고 마리에게 수명을 조금이라도 나눠주지 않는다. 결국엔 조피는 딸보다는 자기의 잃어버린 젊음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가 되겠다.  

 

 

마지막으로 엘레나에게도 딜레마가 있었는데 그녀는 의사로서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 위치라 그런지 처음에는 마리에게서 수명을 빼앗자고 말하는 남편을 반대한다. 하지만 결국 상황이 극에 달하자 남편을 내쫓고 스스로 마리로부터 수명을 빼앗아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 신념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뀌는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 영원히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건 많은 인간들의 염원이자 바람이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도덕이란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보였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무기를 주면 죽이는 걸 머뭇거리지만,
누군가 하얀 가운을 입고 권하면 주저 없이 결정하죠

 

-아담 테러집단 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