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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Movie

[영화 리뷰] 오토라는 남자

by 리뷰쓰는뇨자 2023. 8. 24.

영화의 주요 정보

제목: 오토라는 남자

감독: 마크 포스터

 

오토라는 남자 포스터
오토라는 남자

 


 

같은 이야기를 다른 버전으로 만든 두 영화는 어떤 점이 다를까?

 

이 영화는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미국 리메이크 버전이다.

<오베라는 남자>는 이미 2016년에 국내 개봉을 했고 쉽게 접할 수 있다. 

우선 두 작품 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공의 서사를 묘사하는 방식이다. 원작인 <오베라는 남자>는 ‘오베'(롤프 라스가드)의 비극적인 유년기와 소냐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자세히 그린다. 그의 까칠한 성격 형성 과정이나 소냐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집중해서 다룬다고 볼 수 있겠다. 

 

이에 반해 <오토라는 남자>의 오토는 과거보다 현재에 더 집중해 이야기를 펼친다. 새로운 이웃이 된 마리솔이나 소냐의 제자 맬콤과의 관계에 비중을 두는데, 오토가 살아가는 현재 삶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다.

이렇게 주인공을 묘사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오토라는 남자>는 원작을 지금 상황에 맞게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각색했다고 생각한다. 오토와 친구가 설전을 벌이고 결국엔 절교로 끝나는 자동차 브랜드를 미국 브랜드로 변경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협조하는 기자를 지역신문에서 소셜미디어로 바꿔 현실감을 더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다를 수 있겠다. 

 

따라서 본인이 오토라는 할아버지의 인생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오베라는 남자'를, 오토가 이웃집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해답을 얻고 싶다면 '오토라는 남자'를 추천하는 바이다. 개인적으로 두 작품 모두를 본 나는 여러분한테도 두 작품 모두 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여러 흉흉한 사건, 사고 소식으로 타인과의 소통과 믿음이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을 열고 작은 인사와 호의 정도는 베풀어 줄 수 있는 여유를 작품을 통해서 배워간다. 이 작은 실천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오토라는 남자의 줄거리

 

주인공 ‘오토(OTTO, 톰 행크스)는 아내를 잃고 어느 빌라촌에 혼자 살고 있는 꼰대 할아버지로 유명한 노인이다. 항상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반드시 자기만의 기준과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재활용 쓰레기를 잘못 버린다거나, 주차 금지 구역에서 차를 가지고 들어온다거나와 같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하거나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게는 쫓아다니며 피곤하게 하는 인물이다.

 

심지어 본인이 다니던 회사에서 은퇴하게 되자 직장 동료들은 마치 앞으로 얼굴 안 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는 마냥 매우 기쁘고 행복한 얼굴로 은퇴식도 열어 줄 만큼 오토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이렇듯 모든 부분에서 그의 태도는 늘 화가 나 있었다. 

 

 

사실 오토는 6개월 전 아내를 먼저 보낸 후 삶의 의욕이 없어져 사랑하는 아내를 따라가기로 결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퇴직하고 전기와 전화도 끊는 등, 홀로 조용히 인생을 정리할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여 마트에서 산 밧줄을 매달아 두고 목을 매려고 하는 첫 시도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자살 계획은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 오토가 생을 마감하려고 여러 번의 시도를 하지만, 새로 이사 온 이웃이나 갑자기 곤경에 처한 주변 인물들 탓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렇게 오토는 그렇게 다양한 이유로 오토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주변 이웃들로 인해 죽음을 미뤄놓으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들을 진심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영화는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 비로소 오토 본인이 ‘숲’처럼 울창한 마을 공동체를 완성하며 생을 마감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사실 그 방법은 실로 간단한 것이었다. 오토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이웃들을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이었고, 그렇게 타인과 교감하면서 생을 마감하는 오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오토라는 남자 - 오토가 자살에 실패했을 때
오토라는 남자

 

 

오토의 자살 시도 작전이 실패된 순간들 

 

밧줄 자살시도 작전 실패

하지만 마침 앞집에 이사 오는 사람들이 주차를 제대로 못 하게 되자 참을 수가 없어 뛰쳐나가 대신 주차를 해주게 되면서 그의 첫 번째 자살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나중에 다시 한번 목을 매어 보지만, 천장에 묶은 로프가 끊어져 두 번째 자살도 실패로 이어진다. 

 

 

 

음독자살시도 실패

오토는 이번에는 자동차에 배기가스로 음독자살을 하기 위해 오랜 이웃 친구인 흑인 루벤네 집에 가서 호스를 가져온다. 단정하게 양복을 차려입고 마리솔이 구워준 쿠키를 맛있게 먹고 자동차에 들어가 시동을 켜고 배기가스를 자동차 실내로 유입시켜 죽기만을 기다리는 순간, 마르솔로네의 딸이 차고지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음독자살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열차 투신자살시도 실패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오토는 이번에는 달려오는 열차에 투신자살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뛰어드려고 준비하고 있었던 참에 하필이면 옆에 서 있던 다른 노인이 철길 위에 떨어졌는데, 떨어진 노인을 보고 다들 핸드폰으로 영상만 찍고 있지 아무도 움직이지 않으려 함을 보게 된다. 오토는 욕을 하며 철길로 뛰어들어 노인을 구하고, 자신도 이제 죽으려고 다가오는 기차를 마주하였으나 결국 기차가 자신을 치기 직전, 누군가 내민 손을 붙잡고 구조되게 된다.

 

 

총살형 자살시도 실패 

총으로 생을 마감할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하게 되지만, 막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죽은 아내의 제자였고 지금의 트렌스 젠더가 된 아이가 찾아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가 집에서 쫓아냈다며 "하루만 재워달라"는 사정을 외면할 수 없어 하룻밤을 재워주게 된다. 

 

 

 

오토라는 남자- 오토가 이웃을 신경 쓰고 있는 모습
오토라는 남자- 오토

 

 

오토가 사랑하는 아내를 회상하며

 

사실 오토도 처음부터 이웃과의 관계가 틀어져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정직함과 성실함으로 이웃과 함께 마을 공동체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였던 소냐의 죽음으로 인해 마음의 벽을 쌓고야 말았다. 오토는, 젊은 시절 군대 가는 신체검사를 받으러 가다가 질병이 있어 면제를 받고 집으로 가는 도중, 우연히 지금의 아내 소냐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떨어트린 책을 주워 주느라 기차도 반대로 타게 된 오토였고, 첫눈에 반한 그녀를 찾으러 그 기차역에 또다시 가게 된 그는 소냐의 제안으로 저녁을 같이 먹으러 가게 되는 등 여느 사람들과 같이 아주 행복한 연애 시절을 겪었던 오토였다. 

 

 

오토가 학사 학위를 받던 날, 소냐에게 청혼하고 둘은 마침내 결혼까지 하게 된다.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여행을 다녀오던 두 사람은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로 인해 아내는 아이를 유산했고 하반신 마비가 되어 휠체어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 후 소냐는 암으로 오토보다 먼저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그런 오토의 까칠한 성격까지 다 받아준 소냐였기에 오토는 그녀를 더욱더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된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오토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 준 소냐는 그의 인생의 가장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그야말로 오토에게 소냐는 삶의 의미이자 유일한 목적이었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내를 위해 손수 바꾼 맞춤형 주방과 그녀와의 추억이 깃든 동전을 소중히 간직하는 오토의 모습에서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소냐가 세상을 뜬 이후에도 오토는 아내를 향한 일편단심이 변하지 않았다. 매일 그의 묘지에 가서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안식을 얻었다. 집안 곳곳에서 그의 물건을 그대로 둔 채 아내의 기억을 되새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이웃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뇨)이 소냐의 물건 정리를 도와주겠다고 했을 때 불같이 화내는 모습은 오토에게 아내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중 하나다. 

 

 

오토라는 남자- 오토와 마리솔
오토라는 남자- 오토와 마리솔

 

 

오토가 이웃들을 만나면서 변화되어 가는 과정

 

오토의 앞집으로 마리솔네 가족들이 이사 온다. 딸 두 명과 곧 태어날 아이 한 명을 임신한 부부였는데 오토에게 있어서 사사건건 오토의 안부를 물어봐주는 부부였다. 집 정리를 핑계로 오토에게 이것저것 빌리고 맛있는 음식도 오토에게 가져다주기도 하며 차갑게 대응하는 오토에게 "왜 이렇게 쌀쌀맞으세요?"라고 대놓고 물어보는 부부지만 오토에게만큼은 정이 넘치는 캐릭터로 묘사되어 나온다. 

 

 

마리솔의 남편인 토미는 사다리 타고 올라가 창문 닦다가 떨어져 병원에 실려가게 되면서 임시 면허증밖에 없는 마리솔이 오토에게 자신을 남편이 있는 병원까지 태워 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그러고는 마리솔은 남편이 진료를 받는 동안 두 딸까지 좀 봐달라고 부탁하면서 마리솔과 오토의 이웃 관계는 조금씩 가까워진다. 

 

 

마리솔과 오토는 부적 친해졌다. 마르솔이 외출할 때는 대신 가서 아이들도 봐주고 그녀의 고장 난 식기세척기도 고쳐주었으며 그녀의 운전연수까지 해주는 오토였다. 오토 또한 자신과 아내가 매주 들르던 브런치 가게에 가기도 하고 마리솔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해 주며 오토의 마음의 문이 서서히 열리게 된다.

 

 

오토와 마리솔은 매섭고도 강한 추위에 죽어가는 고양이를 발견해 오토의 집으로 고양이를 들어온다. 하지만 동네 이웃은 알레르기가 있었고, 마르솔도 임신 중이라 기생충 걱정에 결국 그 고양이는 오토가 키우게 된다. 하지만 이 고양이는 다른 곳에서는 안 자고 꼭 죽은 오토의 전 부인이 눕던 자리에서 잠을 자는 모습에 오토는 고양이에 정이 들어 결국 아내의 묘지에 고양이 소개하러 데려가는 일화도 있었다. 

 

 

고양이를 안고, 마리솔 가족의 새로운 식구인 아기까지 데리고 아내 소냐의 무덤으로 가서 한 명 한 명 소개해 주는 오토. 그리고 오토는 드디어 마리솔이 아내 소냐의 옷이나 짐들을 정리하는 것 을 허락해 주게 된다. 

죽은 아내의 제자였던 맬콤에게 자신이 타던 차도 선물로 주고, 마리솔의 아이들에게 드라이브도 시켜주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되는 오토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토의 집 앞의 눈이 전혀 치워지지 않음을 알게 된 앞집 사람들. 알고 보니 오토는 침대에 쓰러진 채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오토가 마리솔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법과 오토 본인의 장례식 방법이 유언으로 적혀 있었고 자신의 남은 유산을 마리솔에게 남겨 주어 아이들 교육비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살림과 집과 차도 모두 상속해 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믿을 사람은 오직 마리솔 너뿐이고, 마리솔 자신을 소중히 하라고 편지를 남긴 오토로 영화는 그렇게 끝을 낸다.

 

 


 

오토라는 남자
오토라는 남자

 

오토라는 남자의 명대사

 

"소냐를 만나기 전 내 삶은 흑백이었어. 소냐는 컬러였지"

-오토

 

 

"정말 죽는데 소질 없으세요"

-마리솔

 

 

"늦게 와서 미안해. 요즘 동네가 엉망진창이야. 당신이 없으니 되는 게 없어"

-오토

 

 

"힘든 날을 이겨내도록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있는 게 행복한 거죠! 다 머저리들이라도..."

-마리솔

 

 

소냐: 메인 요리는 왜 안 시켰죠?

오토: 집에서 먹고 왔어요.

소냐: 왜죠?

오토: 먹고 싶다는 거 다 사주고 싶어서요.

 

 

"자넨 아이를 둘이나 낳았고 곧 셋째도 태어나. 먼 이국땅에 와서 가족과 함께 많은 걸 이겨냈겠지. 그런 사람이 온갖 머저리들이 다 하는 운전을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야. 그러니까 기어 넣고 출발해"

-오토

 

오토라는 남자를 마치며...

 

영화 초반의 오토의 모습은 까칠한 성격과 쌀쌀맞은 성격으로 인해 이웃들의 오해를 사기 딱 좋은 인물로 묘사가 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오토의 모습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영화는 과거의 사연을 담은 오토라는 남자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새로 이사 온 이웃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이웃과의 일들을 모두 종합해 사람과 삶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오토와 이웃과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특히나 오토는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은 고통과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행복도 동시에 존재함을 깨닫음과 동시에 함께 나누고 돕는 소중한 가치도 알아간다. 특히 마리솔이 보여준 타인을 외면하지 않고 기꺼이 그의 삶 속으로 뛰어드는 다정함은 혼자라는 외로움을 벗어나고 오토의 인간미를 유도한다.

 

 

뿐만 아니라 죽은 아내의 제자였던 맬콤, 오토를 위기에서 구해준 모르는 사람, 길고양이까지 삶이라는 건 결코 혼자서 살아갈 수가 없고 그 삶과 삶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소냐를 만나기 전 내 삶은 흑백이었어. 소냐는 컬러였지

 

-오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