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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Movie

[영화 리뷰] 천공의 섬 라퓨타

by 리뷰쓰는뇨자 2023. 8. 19.

영화의 주요 정보

 

제목: 천공의 섬 라퓨타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천공의 섬 라퓨타 포스터
천공의 섬 라퓨타

 


 

천공의 섬 라퓨타 줄거리

 

" 걸리버 여행기 3부에서는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가 나온다 "

 

미야자키 하야오는 걸리버 여행기에 큰 감명을 받고 천공의 섬 라퓨타를 그려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걸리버 여행기는 조나단 스위프트가 1708년에 발간한 총 4부작의 소설이다. 하지만 걸리버 여행기는 출간되면서 영국 정치 세력에 대해 매우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바로 인쇄금지 처분을 받았고, 그 뒤 19세기가 되어서야 3부와 4부가 공개되었는데 바로 3부가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에 대한 언급이 되었던 것이다. 

 

 

걸리버 3부작에 나온 라퓨타
걸리버 3부작에 나온 라퓨타

 

이 걸리버 여행기 3부에 소개된 라퓨타는 현재 화서의 두 위성인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위치와 공전 주기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데 마치 직접 보고 기록한 듯 자세히 언급되어 있었다. 포보스와 데이모스에 대한 언급은 1859년이 되어서야 천문학자 아삽 홀에 의해 발견된 것이라는 사실 또한 놀랍다. 그럼 그들이 말하는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는 무엇일까?

 

 

걸리버 여행기 3부에 묘사된 라퓨타는 매끈한 원 모형의 섬이라고 한다. 그 섬에 사는 주민들은 자유롭게 그 섬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섬은 잠깐 동안 상공에 체류할 수도 있다. 주민들의 머리는 오른쪽과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그들이 입고 있는 옷에는 악기들이 수놓아져 있다고 한다. 

 

 

이것만 놓고 보면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듯 하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문명보다 과학이 월씬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천공의 섬 라퓨타'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공의 섬 라퓨타' 또한 섬 아래 살고 있는 지구의 문명보다는 라퓨타가 매우 발전된 과학기술의 집합체인 곳임을 알려주는 대목이 몇 군데 등장하고, 비석에 손을 얹으면 마음대로 라퓨타를 조정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과 돌로 이루어진 벽을 보여주는 등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우주선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

 

주인공 '시타'는 어떤 조직에게 잡혀 거대한 비행선 골리앗에 타고 어디론가 이송 중이다. 소녀가 걸고 있는 목걸이 때문에 해적들은 소녀를 노리고 비행선을 습격한다. 서로 싸우는 통에 시끄러워진 틈을 타 창밖으로 도망친 시타는 해적들을 피하려다가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지고 만다. 또 다른 주인공 '파즈'는 부모 없이 홀리 광부 마을에서 살고 있던 소년이다. 우연히 하늘에서 푸른빛을 발사하는 소녀를 보고 가까이 다가서는데 알고 보니 시타의 목에 걸었던 돌에서 나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을 잃은 시타는 광부로 일하는 소년 파즈에 의해 발견되어 집으로 옮겨진다. 다음날 아침, 지붕 위에 올라가 아침을 까우는 나팔을 부는 파즈에 의해 잠에서 깬 시타는 서로 통성명을 하고 친하게 지낸다. 파즈 집에서 비행선도 보고 우연히 어떤 한 사진을 보게 되는데...

 

 

하늘에 둥둥 떠있는 섬이었다. 동화책에서나 나올법한 기이한 섬이었고 이 사진은 알고보니 파즈의 아버지가 상공에서 찍은 천공의 섬 라퓨타인 것. 하지만 증거물인 사진이 있어도 사람들은 파즈의 아버지를 사기꾼으로 몰아갔고 그렇게 아버지는 평생 사기꾼 취급을 받다가 돌아가셨다고 한다. 이 때문에 파즈는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비행선을 만들고 있던 것이다. 

 

 

그때, 시타를 잡으러 쫒아온 해적들이 파즈네 마을에도 온 걸 확인하고 시타와 파즈는 광산에서 같이 일하는 대장의 집에 가서 도움을 요청한다. 대장이 해적들을 상대로 시간을 벌어주는 사이, 파즈는 시타와 함께 뒷문으로 빠져나가 보지만, 설상가상으로 앞에서는 시타를 잡으러 오는 군대 장갑차와 뒤에서는 해적들이 와서 중간에 끼어버린 상태가 되고 만다. 

 

 

시타는 파즈가 곤경에 처하는 게 싫어 혼자 가려 하지만 파즈는 시타를 끝까지 지켜주기 위해 따라나선다. 그 과정에서 철로 가 부서져 추락하게 되지만 시타의 목걸이가 다시 빛으 내며 두 사람의 몸은 천천히 가라앉아 지하 동굴로 들어간다. 알고 보니 시타의 목걸이는 군대와 해적들이 모두가 탐내는 돌인 신비로운 힘을 지닌 비행석이었던 것이다. 

 

 

 

 

 

천공의 섬 라퓨타
하늘에 떠 있는 섬, 라퓨타

시타와 비행석의 비밀

 

시타의 목걸이는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가보이기 떄문에 이 돌이 왜  그렇게 쫓기는지 알지는 못하였으나, 이 돌을 원하는 자들의 손에 넘어가면 안 좋을 거란 건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이 천천히 가라앉아 도착한 곳은 깊은 광산의 어느 한 동굴. 그때 돌을 좋아하는 '폼 할아버지'를 만나며 이야기를 잠깐 나눈다. 폼 할아버지는 요즘 돌들이 시끄러워 이곳에 내려왔다고 한다. 

 

 

시타가 목걸이를 꺼내자 비행석은 빛나고 있었고, 할아버지는 이것 때문에 돌들이 소리를 낸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잠시 불을 끄고 바닥에 있던 돌 하나를 망치로 부숴 돌의 단면을 보여주는 할아버지. 돌의 단면은 잠시나마 파랗게 빛나고 이내 사라진다. 이렇듯 원래 돌의 힘은 공기에 닿으면 바로 사라지기 마련인데, 비행석은 라퓨타의 과학기술로 만들어져 특별하다고 말한다. 비행석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결국 인간이 만든 거라서 잘 써야 한다는 말과 함께, 파즈와 시타는 다시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고 동굴 출구에서 할아버지와 헤어진다.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타는 본래 자기 이름을 기억해 낸다. 시타의 본명은 '루시타 토에르 우르 라퓨타'. 아마도 자신의 집안이 천공의 섬 라퓨타와 무슨 관련이 있을 거라 짐작한다. 그때 군대가 쫓아와서는 파즈를 감옥에 가두고 시타를 방안에 감금시킨다. 군대를 부리는 사람은 '무스카'란 사람이었는데 유독 시타와 시타의 목걸이에 집착하고 주문을 읊으라 협박한다. 결국 시타는 주문을 외우게 되면 파즈가 위험해질 것을 알게 되고 파즈에게 일부러 거짓말을 하여 집으로 돌려보낸다. 

 

 

홀로 집으로 돌아오는 와중, 파즈는 자신의 집에서 술잔치를 벌이는 해적들을 만나게 된다. 해적들은 군대의 무전을 들으며 작전을 알아내는 중이었다. 해적의 우두머리인 '도라'는 아들들과 함께 해적단을 꾸리고 있는 여자 선장이었는데, 시타의 뻔한 거짓말에 속아 혼자 왔냐면서 파즈를 혼낸다. 그때 군대가 시타를 데리고 어디론가 이동할 것이라는 첩보를 들었고, 파즈는 군대를 쫒아가려는 해적에게 자기도 데려가 달라며 부탁한다. 

 

 

해적은 시타의 목걸이를 노리러, 파즈는 시타를 구하러 동행하게 된다. 한편, 무스카는 군부대 지하에 있는 라퓨타의 옛 로봇 병정을 시타에게 보여주는데 이 때문에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로봇 때문에 라퓨타가 실제 한다는 걸 믿게 된 무스카였다. 심지어 시타의 본명과 의미까지 알고 있던 무스카. 그는 시타에게 로엘은 '진심', 우르는 '왕'이라고 말하며 무스카의 본명은 '노우스카 파로 우르 라퓨타'이었고 그 또한 라퓨타의 왕족임을 밝힌다.  

 

 

 

 

시타와 라퓨타의 로봇
시타, 파즈, 라퓨타의 로봇

하늘에 떠있는 섬, 라퓨타

 

무스카로부터 자신이 라퓨타의 공주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은 시타. 순간 자신이 어렸을 때 할머니가 알려준 주문을 읊어보기 시작한다. 그 순간 목걸이가 심히 움직이며 빛나기 시작했고, 무스카는 그것이 라퓨타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다는 걸 직감한다. 무스카는 바로 시타를 데리고 움직이려 했으나, 지하의 로봇 병정도 시타를 지켜주려 함께 움직이면서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고 만다. 

 

 

군부대에서 홀로 서있는 시타. 파즈는 도라의 비행선을 탄 채 시타를 구해내고 두 사람은 당분간 해적선에 머물기로 한다. 파즈와 시타는 실존하는 라퓨타를 가기 위해, 해적들은 라퓨타에 있다는 수많은 보물들을 위해 동행을 시작한다. 그때 엄청난 규모의 폭풍 같은 구름이 다가오고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도라는 피해야 한다고 하지만 파즈는 직감적으로 그 구름을 보고 바로 알아차린다. 저 구름안쪽으로 들어가야지만 라퓨타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폭풍우에 싸여 정신을 잃은 시타와 파즈는 눈을 뜨자 본인들이 라퓨타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엔 군부대에서 보았던 로봇 병정도 있었고 로봇을 따라가자 마지막 라퓨타인이 남겼던 유적과 그 곁에는 라퓨타의 중심부에 있는 나무를 지키다가 수명이 다한 로봇들이 있었다. 아직 살아 움직이는 로봇 병정은 하나만 남은 상황이었다. 

 

 

때마침 라퓨타에 군부대가 들이닥쳤다. 

 

 

 

 

시타와 비행석의 비밀
시타와 비행석의 비밀

왕족만 살아남은 나라는 있을 수 없다

 

무스카는 군부대의 부하들을 내버려 두고 시타와 단둘이 라퓨타의 중심부에 들어간다. 그곳에는 라퓨타를 움직이는 거대한 비행석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비행석은 이 섬의 심장과도 같은 곳. 이곳은 라퓨타 왕족의 피를 이어받은 자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고 무스카와 시타는 라퓨타의 마지막 왕족이 하늘로 내려올 때 두 무리로 나뉘었던 왕족이었던 것이었다. 

 

무스카는 라퓨타의 과학 기술을 이용한다면 세계를 재패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라퓨타의 왕족인 자신만이 그 권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군대까지 배신해 가며 공격을 이어간다. 시타는 나라가 멸망했는데 왕족만 살아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무스카를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때마침 파즈가 시타를 구해주려 도착했고 시타와 파즈는 무스카를 물리칠 작전을 세운다. 바로 시타가 겁난다고 했던 멸망의 주문을 쓰기로 한다. 

 

시타와 파즈는 비행석 위에 손을 얹고 멸망의 주문을 외웠고, 그 순간 라퓨타의 중심부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모든 유적과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고 오직 나무뿌리와 비행석 만이 하늘을 두둥실 떠올라 우주까지 날아간다. 시타와 파즈는 해적들의 작은 2인용 비행선에 올라타 무사히 땅에 내려왔고 해적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한 후 그들만의 길을 떠나는 훈훈한 마무리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천공의 섬 라퓨타 명대사

 

"나라가 멸망했는데 왕족만 살아남는 건 안 돼요"

-시타

 

 

"라퓨타가 멸망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곤도와에 이런 노래가 있죠. 땅에 뿌리내리고 바람과 함께 살아가자. 씨앗과 함께 겨울을 넘고 새롭게 봄을 노래하라.... 아무리 강한 무기가 있고 불쌍한 로봇을 무수히 지배해도 땅을 버리고 살 수 없어요.."

-시타

 

 

"구약의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킨 불꽃이야. 라마야의 서사에 나오는 인드라 화살이기도 하지..."

-무스카

 

 

"나라가 망했는데 왕만 살아 있다니 웃기는군요"

-시타

 

 

"하데스"

-시타와 파즈가 멸망의 주문을 외칠때

 

 

"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있구나... 외롭지 않을 거야, 저 로봇"

-파즈

 

 

"이젠 비행석을 집어넣어 주렴. 내게 그 빛은 너무 강렬하구나"

-폼 할아버지

 

 

"돌을 움직이는 주문을 알려줘"

-무스카

 

 

"아니, 네가 왔을 때 가슴이 뛰면서 멋진 일이 생길 듯한 예감이 들었지"

-파즈

 

 

 

 

시타와 파즈
시타와 파즈가 라퓨타에 도착할 때

천공의 섬 라퓨타를 마치며...

 

1986년도에 나왔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오래된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면서 수많은 이해관계와 비행석에 대한 생각들이 겹치고 오가며 이야기가 풀어진다. 시타와 무스카의 이해차이는 결말에서 극명하게 나뉘는데 같은 왕족이지만 라퓨타에 대한 생각은 전혀 다른 것을 보고 어찌 보면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건 왕족의 '피'가 아니라 진정한 왕이 될 수 있는 '인성'을 봐야 하는 듯싶다. 

 

 

라퓨타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한번 멸망했었고, 무스카의 욕심 때문에 그마저 남아있던 유물과 뮤적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아마 천공의 섬 라퓨타의 결말은 잘못된 욕심이 아니었다면 비행석을 이용해 더 좋은 쪽으로 사용할 수 도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처음의 폼 할아버지가 했던 말처럼 ("비행석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 결국 인간이 만든 거라서 잘 써야 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지만 결국은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용도가 달라지고 쓰임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마 지구상에 인간들이 있는 한, 라퓨타는 그렇게 사람 없는 섬으로 남겨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천공의 섬 라퓨타가 한 나라의 개념을 잃게 되었지만, 이것 또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싶다. 라퓨타가 계속 존재한다면 인간들끼리 또 전쟁을 하려고 했을 테고 결코 끝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땅에 뿌리내리고 바람과 함께 살아가자.

씨앗과 함께 겨울을 넘고 새롭게 봄을 노래하라

 

 

-곤도와의 노래 중 일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