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매끌렁 기찻길 시장,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암파와 시장
아고다 직원으로 아고다 앱을 사용하기보다는 그냥 이 앱이 익숙해서 어디 여행 간다 싶으면 이 앱부터 한번 쓱 둘러보고 있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아고다 액티비티를 여느 때처럼 살펴보던 와중, 쉬는 날에 방콕 근교로 놀러 갔다 오면 좋을 것 같아서 계획한 "사뭇송크람" 지역 여행기.
사뭇송크람에 있는 매끌렁 시장 = 기찻길 시장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70km 가면 있는데 대형버스로 2시간 정도 걸렸다. 태국 현지인에게 빨간 기차가 하루 8번씩 겁도 없는 시장 사이를 가로지르는 곳이라 하면 "아하 매끌렁 시장" 바로 나오는 유명한 관광지이다.
1. 매끌렁 시장
앞에도 말했지만, 기찻길 철로 옆에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행인과 물건 파는 상인들도 기찻길에서 물건을 파고 사고 하다가 기차가 오는 신호소리를 들으면 상인들이 부리나케 철수하는 곳이다. 당연히 물건을 사고 있던 관광객 혹은 시민들도 바로 물러나서 기차가 지나갈 수 있게끔 물러나서 기찻길을 만들어 준다.
보고 난 후의 느낀 점을 미리 말하자면, 처음 기대하고 갔던 느낌이랑 완전히 변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신기한 관광지, 철도라는 옛 유물(?)을 가지고 관광산업을 잘 발전시키고 있는 나라 정도로 느낌이 들었다면, 보고 난 후는 이곳에서도 삶의 치열함이 보이고 다만, 우리 1990년대 옛날의 낭만 감성이 느껴지는 곳으로 느꼈다. 필자 초등학교는 시골 같은 광역시인데 외곽만 조금만 나가도 충분히 이런 시골 감성이 보이는 곳으로 마치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다.
기차 안. 이 여행의 가이드가 여기 기차의 표 끊어주는 아저씨와 친해서 이렇게 사진도 몇 장 건졌다. 은근 일본의 소도시 같은 기차 안을 방불케 해서 낭만 있고 좋았는데 옆칸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타는 바람에 낭만이고 뭐고 다 깨져버렸다. 태국 현지인들도 눈살 찌푸리던데 그러거나 말거나 중국어로 떠들고 발 쾅쾅 굴리는 모습 보고 같은 동아시아인으로서 보기 싫었다지..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 본인이 본인 나라를 대표해서 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합리화는 안 좋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라도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말이다.
매끌렁 시장은 우리나라의 군산이나 베트남에서 보이는 기찻길처럼 기차가 와도 계속 장사하고 있는 기찻길이 아니라 기차가 오지 않을 때에는 기찻길을 따라 장을 보고, 기차가 올 때는 지붕인 천막을 걷혀서 기차가 지나가도록 해 놓은 시장이다. 이런 특별함으로 보러 오는 관광객이 절반, 거기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현지인들과 상인들이 절반이다 보니 항상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나 기차가 막 지나간 그 자리에 관광객들이 가까워 상점들이 같이 있는 모습들을 찍으려고 너도나도 사진기를 들이밀다 보니까 타이밍을 잘 찍어야 한다.
어떤 미친 관광객은 기차가 코앞까지 왔는데 기찻길에 서가지고 셀카 찍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특히 현지인들..) 사진도 중요하지만, 민폐는 끼치지 말자.
원래 매끌렁 시장은 처음부터 관광지로서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가난한 시장 상인들이 가게 임대료를 내지 못해 철도의 자투리 땅을 이용해서 주변 지역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던 곳이다. 이런 자투리 땅이라도 이용해서 상점을 일궈낸 모습이 다른 나라의 기찻길 시장과는 다르다 보니 관광명소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자투리 땅이어서 그런지 좀 맛있어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면 너무 좁아서 아슬아슬하게 밖으로 삐져나온 테이블에서 먹어야 할 때가 많은데 먹는 중간에 기차라도 오면 기차 다 지나가고 나서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음식점 사장님이 위험하다고 테이블을 다 접어서 안으로 들이기 때문이라지..
참, 기차가 오면 진짜 모든 물건, 위에 쳐져 있는 천막 다 쳐내서 안으로 들여내야 하는데 그것을 하루 8번을 하는 이 지역 사람들도 대단하다고밖에 못 말하겠다. 아래 표는 기차가 오는 시간을 알려주는 표다. 참고해서 관광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붙인다.
Departure | Arrival |
6:20 AM | 8:30 AM |
9:00 AM | 11:10 AM |
11:30 AM | 2:30 PM |
3:30 PM | 5:40 PM |
2.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다음 매끌렁 시장에서 랏야이역까지 간다음 담넌사두억 수상시장을 갔다. 담넌사두억 수상시장은 참 말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지. 특히나 필자처럼 어디 여행상품을 통해 간 것이 아니라 개인 관광객으로 간다면 바가지 100%를 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태국은 옆나라 베트남이나 라오스만큼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대놓고 씌운 지 않은 나라로 느낄 만큼 사람들이 다 선하고 바가지를 씌우려 하면 죄책감 10%는 얼굴에 나타나는 사람들(적어도 내가 만난 사람들은)이어서 별로 그렇게 걱정이 안 되었는데, 여기는 다르더라 ㅎㅎ
아무래도 태국 대졸자 한 달 월급이 100만 원 채 안되다 보니 만나는 관광객들에게 기본 가격의 5배 이상을 먼저 부르고 그대로 가려하면 가격이 낮춰지기는 하나, 그 가격 아닌 거 아니까 원래 가격 부르라 하면 이 가격이 맞다고 박박 우긴다. 나 태국에서 살고 있고 태국 물가를 아는데 이 가격이 아닌 거 알고 있다고 태국어로 말을 해야지만 실실 웃으면서 원래가격(처럼 보이는)을 말하더라. 사실 가격표에 원래 가격이 써져 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그걸 못 읽으니까 부르는 가격에 팔면 장땡~ 이런 느낌으로 가격을 먼저 부르고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아무래도 수상시장이다 보니 관광상품으로 길고 좁은 배를 타고 시장처럼 이것저것 팔고 사고 하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해도 되지만, 특별히 권하지는 않는다. 시장이라는 것이 내가 사고 싶고 또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소비자로서 좀 더 싼 물건, 질 좋은 물건을 둘러보고 오다가 맘에 드는 곳에서 사는 게 시장의 묘미 중 하나인데, 여긴 이런 권리를 박탈하니 말이다.
특히나 배를 타고 있는 관광객들이 엇 저거 신기하다.. 몇 초만 눈길이 가도 바로 갈고리 같은 걸로 배를 끌어당겨서 물건을 사라고 강매한다. 어떨 때는 친척, 가족, 동생, 형, 누나가 하는 상점이라면서 물건 좀 사주라고 감정에 호소하기도 한다. (그래그래 이 담넌사두억 시장 모두가 너네들 가족이지 아무럼 그러겠어..) 눈 똑바로 마주치면서 NO라고 하거나 허공 바라보고 있거나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하는데 기념품 상점마다 배를 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조금 짜증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담넌사두억은 원래는 정식으로 관광객을 배를 태우고 유람하는 가격은 1인 당 150밧으로 정해져 있는데 그마저도 1인당 500밧~ 을 부르는 사기꾼들로 넘쳐난다. 돈을 더 받는 선착장은 특별히 더 좋은 수로를 관광하는 것이 아닌데 왜 그런가 보니 수로가 길게 길게 나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사기꾼들이 수로 중간에 선착장을 만들어서 관광객들의 돈을 뽑아먹는 것이다로 보면 되겠다. 주로 이런 바가지를 당하는 관광객들은 담넌사두억 시장이나 암파와 수상시장이나 매끌렁 시장 등의 인근 시장이나 혹은 사뭇송크람 터미널에서 롯뚜를 이용해서 오는 관광객들이다.
이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렌터카를 이용해서 중간 수로가 아닌 정확한 담넌사두억 주소를 찍고 오는 방법이나 필자처럼 아고다, 클룩, 케케이데이 또는 로컬투어사를 연계해서 오는 것이 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적어도 그런 투어를 이용하면 업체 측에서 배 값까지 지불해 주고 평점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흥정을 대놓고 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바가지를 쓰면서 꼭 봐야(타야) 하는 가치가 있을까 묻는다면, 답은 별로..이다. 한 번쯤 유명한 관광지라고 하니까 궁금하면 가보는 걸 추천하지만, 사실 여기에서 파는 모든 제품과 먹거리는 방콕 어디를 가도 있는 흔한 상품이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점은 수상에서 구매하는 것 그 차이뿐이다.
특히 짜뚜짝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이 여기서는 최소 5배 이상부터 흥정을 시작하게 되니까, 태국에서 살고 있는 필자는 물가를 아니 콧방귀가 나오지만, 다른 관광객들은 상인들이 5배 이상의 가격을 불러도 본인들 나라보다는 어쨌거나 가격이 싸니 바가지라는 수법이 잘 먹힌다. 짜뚜짝 시장이나 로컬에서는 100밧짜리 가방을 여기서는 수제라는 이유로 1000밧이 넘어간다고 생각을 해봐라. 정말 눈뜨고 볼 수가 없다.
그렇다고 담넌사두억에서 물건을 싸게 사려고 진빼지 말자.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집 주변에서 사는 물건 가격과 명동에서 사는 물건 가격이 다른 점: 명동은 그만큼 자릿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물건값이 비싼 것이다.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돈을 벌기 위해 비싼 자릿세를 내고 들어온 것이고 관광성지라는 특수를 이용해서 태국 물가의 몇 배 이상은 측정이 되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먹을 것으로 가장 추천하는 건, 애초 가격이 싼 국수, 코코넛 아이스크림, 맥주 한 병이 충분치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 먹거리는 공공연하게 싸니 상인들도 이런 먹거리에는 바가지를 안 씌운다. 국수는 한 그릇에 50밧 내외, 코코넛아이스크림도 50~70밧 정도(2024년 기준)로 된다.
3. 암파와 시장
태국에는 몇 가지 유명한 수상시장이 있는데 필자는 하루에 두 군데를 다녀와봤다. 한 군데는 가장 유명하다는 담넌사두억 수상시장,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여기 암파와 수상시장이다. 보통 투어상품으로 암파와 수상시장을 갔다가 반딧불이까지 체험하고 돌아오는 상품이 많은데 나도 아마 그중 한 명이래지. 암파와 수상시장은 담넌수사억과 비교를 하자면, 확실히 현지인들이 많은 느낌이다. 주변에서 다른 나라 언어보다는 태국어도 들리는 편이고,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도 많은 편은 아니다.
가격 또한 물론 관광객 가격이 있기는 하지만, 너무했다 이런 가격은 몇 없었다. 그래도 짜뚜짝 보다는 비싼 느낌 ㅋㅋ
필자도 암파와 시장에서 해가 저물기를 기다렸다가 반딧불이 하러 들어갔는데, 반딧불이가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놀랬다. 분명 투어 사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ㅎㅎ 분명 반딧불이가 많은 수로를 배 타고 들어간다고 했는데.. 사실상 물가다 보니 모기만 엄청 많고 반딧불이는 캄캄한 흑배경에 살짝씩 반짝반짝 거리는 수준이었다. 안내해 주시는 분의 안내가 없었다면 반딧불이가 어딨 지 하는 수준.. 필자가 갔던 날에는 그다음 날 비 오려고 조금 습했던 날씨여서 그런 거일 수도 있으나, 얘기를 들어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가 계속해서 더워지니 반딧불이도 이사를 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갑 보다 한다.
필자의 지인들이 반딧불이 어떻냐고 물어보면 그냥 매끌렁 기찻길, 암파와시장 또는 담넌사두억 시장만 엮어져 있는 상품으로 추천해 준다. 그만큼 반딧불이는 내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반딧불 투어는 개인적으로 발리의 코타키나발루에서 한 반딧불 투어가 가장 좋았는데, 아마 아직 물가도 깨끗하고 자연자연한 느낌이 태국보다는 강해서 그러지 않을까 싶다. 뭐,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면 좋을 것 같다.
The world is a book and those who do not travel read only one page
세계는 책이고, 여행하지 않은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는다.
- Saint August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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